숲뱃 배포전 뒤풀이 술자리에서 결성된 사다리 입니다ㅋㅋㅋㅋ
다행히도 건전에 걸려서 'ㅅ`* 파워링뱃이라는 커플에 첫 도전하게 되었는데
넘나 부족한 글이네요...인간적으로 (정색
파워링에 대해 아직 넘 모르는게 많아서ㅠㅠ나중에 더 자세히 알게되면 글을 다시 쓸 수 있겠져...?
사실 이 뒤에 이야기를 더 덧붙일까 하다가 지저분해질거 같아서 이 장면까지만 썼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썰이 더 있었는데 패쓰으
작은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동굴 안은 춥고 축축했다. 톡, 톡 하고 작은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할은 어깨를 움츠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어야 했다. 물소리가 멈추면 무서울 정도로 조용한 공간이었다. 가끔 작은 짐승이 퍼덕이는 날개 짓이 들리긴 했지만 그것은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할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작은 소리와, 머리 위를 지나가는 생명체의 소리가 없는 고요한 침묵이 두려웠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조용한 공간에 있다 보면, 제 팔 하나를 먹어치운 괴물이 다시 이름을 불러올 것만 같았다. 파워링과 단 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싫은 일이었다. 그러나 반 강제적으로 차원을 이동하게 된 이후로 반지는 좀처럼 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잠시라도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고 윽박지르던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혹시 차원을 이동하며 고장 난 것이 아닐까하는 희망에 반지를 빼내보려고 했으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목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여전히 손가락을 얽어맨 그것은, 마치 식물의 뿌리나 제 몸의 혈관처럼 팔에 엉겨 붙어 있었다. 그 흉측한 모양은 그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던 할은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해야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애초에 할은 이 차원에 속한 존재가 아니었다.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고, 파워링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 리도 없었다. 때문에 할은, 지금은 평범한 반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손가락에 끼운 상태로 조용히 숨어있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다시 차원을 거슬러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해서 온 것이 아니듯, 원한다고 되돌아 갈 수 있을 리도 없었다. 애초에 할은 차원의 이동 따위를 원한 적도 없었다. 울트라맨이 시켰고, 그는 따랐을 뿐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기에 왔다. 울트라맨과 아울맨은 그가 시킨 임무를 수행하면 할을 본래 차원으로 되돌려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지가 잠들어 움직이지 않는 지금, 할은 그들이 시킨 일을 수행할 수 없었다. 돌아갈 수도 없고 그들과 연락조차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절망스러울 법도 했지만 의외로 괜찮았다. 사실 그 차원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놀랄 정도로 미련이 없었다. 동료라고 하기에 그들과의 관계는 너무 얄팍했다. 그들은 할을 무시했고 꼭두각시처럼 부려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할이 아니라 놀라운 힘을 가진 반지였다. 그 파워링이 자신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삼켜버리는지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지금이 나았다. 비록 혼자가 되어벼렸지만 지금처럼 파워링이 영원히 움직이지 않아줬으면 하는 것이 훨씬 좋았다. 파워링이 이렇게만 있어준다면, 할은 이 비좁고 어두운 동굴 안에서 평생을 있어야 한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축축한 동굴은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이곳에서 반지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고, 그리고-.
“할, 나 왔어요! 나와 봐요!”
그의 친구가 있었다. 아이 특유의 높은 목소리가 노래하는 것처럼 명랑하게 들렸다. 할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동굴 입구로 향했다. 입구로 향하는 좁은 길은 할이 바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그는 무릎으로 기어가듯이 움직여야 했다. 입구로 다가갈수록 밝은 빛이 동굴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할, 빨리!”
“가, 가고 있어. 잠깐만 기다려.”
칭얼대는 목소리에 할이 서둘러 입구에 대놓은 나무판자를 치워냈다. 얼기설기 만들어놓은 나무판자의 빈틈으로 들어오던 빛줄기와는 차원이 다른 눈부심이 동굴을 가득 채웠다.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으로 너무 밝은 것이 쏟아져 들어와, 할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그 표정이 우스웠는지, 앞에 선 아이가 까르르 웃었다. 앳된 웃음소리가 동굴입구까지 맑게 퍼졌다. 아이의 웃음은 이상하게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겨우겨우 실눈을 뜨고 본 뺨에는 아직도 웃음기가 남아있었다. 하얀 햇살만큼, 하얀 뺨이 눈부셨다. 너무 늦었잖아요, 하고 타박하는 목소리에는 칭얼거리는 애교가 섞여 있었다.
“미, 미안해. 브루스. 오래 기다렸지?”
“치이, 무거워서 그랬어요. 이것 봐. 바구니 엄청 크죠?”
작은 손이 힘껏 쥐고 있는 것은 피크닉 바구니였다. 빨간색 체크무늬 식탁보가 바구니 위에 살짝 얹어져 있는 그것은, 작은 크기는 아니었으나 그다지 큰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열 살도 안 된 아이가 들고 있기엔 충분히 큰 크기였다. 할 앞에 바구니를 내려놓고, 브루스는 아주 힘든 일을 치러낸 것처럼 허리에 손을 올리며 의기양양했다. 브루스가 내려놓은 바구니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말랑하고 작은 브루스의 손에서 온 것이라 그런 것일까. 문득 바구니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를 알아차린 할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퍼졌다. 그 소리가 부끄러워 할을 얼굴을 붉히고, 브루스는 또 다시 환하게 웃는다.
“나도 배고파요. 할이랑 같이 먹으려고 아직 아침도 안 먹었는걸!”
브루스는 저기 나무 아래서 먹어요, 하고 먼저 쪼르르 달려 나가 버린다. 할이 기다리라고 외칠 시간도 없이. 할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바구니를 들고 브루스를 따라갔다. 커다란 나무는 할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서도 될 만큼 컸고, 그늘도 그만큼 넓었다. 바구니를 발치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브루스가 바구니 안에서 음식을 꺼낸다.
방금 구워 온기가 남아있는 커다란 빵 사이에 알맞게 익은 계란과 햄이 끼워져 있었다. 한 입 물면 아삭아삭하게 씹힐 야채엔 촉촉한 물기가 맺혀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잼과 생크림도 앙증맞은 용기에 담겨져 나왔고, 과일을 갈아 만든 주스가 유리병 안에서 찰랑거렸다. 마지막으로 꺼낸 작은 종이 상자에 담겨있는 것은 그의 집사가 만들었다는 쿠키와 케이크일 것이다. 눈으로 냄새로, 그리고 소리까지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가득 차려졌다. 브루스가 그의 손에 커다란 샌드위치를 쥐어주자, 할은 정신없이 빵을 베어 물었다. 부드러운 빵 아래 아삭하고 야채가 뭉그러지는 소리가 났다. 입안에서 고소한 계란과 햄 맛이 어우러졌다. 허겁지겁 빵을 씹어 삼키는 할에게, 브루스가 뚜껑을 딴 유리병을 넘겼다. 순식간에 큰 샌드위치 하나를 해치운 할은, 브루스가 건넨 빨갛고 예쁜 음료를 꿀꺽꿀꺽 넘겼다. 동그란 유리병 바닥으로 브루스의 얼굴이 보일 때쯤에야, 할은 그것이 딸기를 갈아 만든 주스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브루스는 할에게 샌드위치를 하나 더 넘기고, 자신도 빵을 먹기 시작했다.
“동굴은 안 추워요? 어젯밤은 조금 쌀쌀해서 이불을 두 개나 덮고 잤는데.”
“브루스가 준 담요가 있어서 괘, 괜찮았어. 하나도 안 추웠어.”
“그러지 말고 우리 집에 오지. 우리 집에 방 많단 말이에요. 엄마랑 아빠가 내 친구면 언제든 데려와도 된다고 했는데….”
이미 여러 번 거절했지만 브루스는 또 다시 제 집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더듬거리는 말투로 한 번 더 거절하자 브루스의 볼이 부풀어 올랐다. 하얀 뺨에 공기를 빵빵하게 채우는 것은 맘에 들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보이는 브루스의 버릇이었다. 그것을 보고 할이 히히, 웃자 브루스가 예쁜 눈썹을 찌푸렸다. 할의 웃음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실 할이 들어와 있는 마당이나 동굴까지 모두 브루스 집안 소유의 땅이었다. 차원 이동을 해서 도착한 곳이 동굴이었으니, 벌써 이주가 넘게 할은 사유지에 들어와 있는 셈이었다. 브루스 입장에서는 그 무섭고 추운 동굴에서 밤을 지새우는 할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듯했다. 그러기에 브루스는 할을 만난 날부터 줄곧 그에게 저의 집으로 들어오라 말했다.
브루스의 말대로 그의 집으로 들어가면, 아마 배고픈 것도 추운 것도 두려움도 덜할지 몰랐다. 그러나 할은 모든 것에 조심해야 했다. 파워링이 언제 어떻게 깨어날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자신이 정체를 털어놓을 만한 사람도 없었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브루스는 아직 너무 어렸다. 그의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할을 알게되면 수상하기 짝이없는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마치 기생충이 자라고 있는 것처럼 흉측한 팔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이 모습으로 브루스의 집에 들어간다면 할은 난감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그러기에 브루스의 달콤한 제안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할은 아직도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있는 브루스를 쳐다보았다. 손을 뻗어 그의 뺨을 톡톡 건드리려는데, 들어 올린 팔이 너무도 징그러웠다. 아이의 혈색 좋은 뺨을 만지기엔 너무 끔찍한 손이었다. 자신이 봐도 이렇게나 끔찍하다. 브루스에게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까. 갑자기 제 팔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브루스가 고개를 돌려 할을 쳐다보자, 허둥지둥 팔을 등 뒤로 숨겼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방금 뭐 감춘 거에요? 내가 보니까 뒤로 숨긴 거죠?”
“그, 그게 아냐. 아무것도….”
“그러지 말고 보여줘요!”
작은 손이 할의 팔을 잡아당기는 것을 막지 못했다. 가볍게 털어내면 뿌리쳐질 그 하얀 손이 너무 따뜻해서. 브루스의 양 손은 아무것도 없는 할의 손을 단단히 잡았다. 무엇하나 숨긴 것 없는 손은 단지 징그러울 뿐이었다. 초록색의 죽음에 휘감긴 손과 팔. 그것을 꼼꼼하게 살피는 브루스의 시선이 느껴져, 할을 어쩔 줄 몰랐다. 그의 팔에 이상한 것이 있다는 건 브루스도 진작 알았을 테지만 이토록 자세하게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브루스의 입에서 징그럽다는 소리가 나오면 견디지 못할 거 같았다. 지금이라도 아무 것도 아닌 척 팔을 빼낼 수 없을까. 브루스의 얼굴만을 초조하게 바라보던 할은 그의 작은 입술이 열리는 순간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것을 느꼈다. 제발, 그 입에서 그 말만은 듣고 싶지 않았다.
“이거 안 아파요?”
“으, 응. 별로 아, 안 아파.”
브루스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할의 손을 천천히 훑어 내려갔다. 녹색으로 감염된 부분을 짚을 때의 동작은 무척 조심스럽고 느렸다. 그 작은 손가락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할은 짜릿짜릿한 전기가 통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 징그럽지? 내가 봐도 그런걸. 무, 무섭기도 하고….”
“아냐! 아니에요. 하나도 안 징그러워요! 나는 그냥….”
할의 말을 날카롭게 부정한 브루스는 작은 손바닥으로 그의 손등을 감쌌다. 손에 닿은 피부는 너무나 부드러웠다. 혀끝에 닿으면 녹아내리는 솜사탕과 같은 맛이 날지도 모른다. 심장이 쿵쿵 널을 뛰었다.
“할이 아플 까봐 그래요. 난 할이 아픈 게 싫은데….”
칭얼대며 끝을 흐리는 목소리마저 달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어린 아이의 마음에 녹아버릴 것 같았다. 어린 아이란 모두 이렇게 따뜻하고 상냥한 걸까. 브루스가 자신을 걱정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제 손을 감싸고 있던 브루스의 손을 마주 잡았다. 아이의 손은 너무 쉽게 손바닥 안으로 들어오고도 한참이나 자리가 남았다. 할은 혹시나 그 작은 손이 아플까봐 세게 잡지도 않았으면서 안절부절못했다. 고개를 들어 할을 올려다보는 그 눈동자에는 아픈 기색이 없었다.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
“나, 나중에 말이야. 내 팔이 모두 낫게 되면. 너희 집에 꼭 놀러갈게.”
“정말요?! 약속한 거예요?”
브루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피어났다. 할이 고개를 끄덕이자 예쁜 눈을 반달처럼 접으며 웃었다. 아까 그의 목소리를 듣고 동굴 입구를 막고 있던 나무판자를 치웠을 때도, 브루스는 이렇게 웃었던 거 같다. 나무 그늘에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눈이 부셔서, 할은 아까 쏟아져 내렸던 햇살이 웃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미소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할은 온갖 무서운 것들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fin
-사실 이 뒤에 울트라맨이나 아울맨이 찾아와서 난리 치는걸 쓰려고 했어요
그들이 파워링한테 내린 명령은 브루스 웨인을 죽이라는 거였고<
배트맨 싹을 없애자 이런ㅋㅋㅋㅋㅋㅋㅋ파워링은 다루기 너무 힘들어서 재워버렸어요(mm 이잉 파워링 나온 이슈를 더 봐야겠어여 넘 기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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