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을 뒤지다 전에 끄적거려놓은 소설???????? 조각 글 발견
아 포부는 대단했는데 쓰다가 그만뒀구나ㅜㅜ 휴
검법 으로 한창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다시 ㅜㅜ 연재가 재개된다면 달려나가야죠 흑흑
네이버 웹툰' 그 판타지세계에서 사는 법' 보세요 두번 보세요 ㅜ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검성은 강요에 못 이겨 기다란 쇼파의 구석에 주저 앉았다. 그러나 앞의 남자에 대해 불량한 시선을 쏘아 보내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옆에 앉아 있는 검성이의 어머니가 민망해하실 정도로 그의 시선에는 적의가 담겨있었지만 막상 그 눈길을 받아내고 있는 사람은 그것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이름이 검성이라고 했지?"
"당신이 알아서 뭐할건데?"
"어머 검성아!! 너 말 버릇이 그게 뭐니!? 죄송해요, 선생님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괜찮습니다. 원래 이 나이 때 애들이 다 그렇죠 뭐"
다 젊은 애들의 치기 아니겠습니까, 나중에 철들면 이불 속에서 하이킥 좀 할테지만요.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검성이의 어머니에게 속삭였지만, 그것은 결코 검성이에게 들리지 않도록 말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애들의 치기? 하이킥? 아오 저 인간이.. 마치 어른이 어린 아이의 실수를 감싸주는 듯하지만 뉘앙스가 곱지만은 않은게 상당히 거슬인다. 신경을 쓰지 않는 평정을 가장하는 검성이가 남모르게 주먹을 꽈악 쥐었다가 폈다. 그런 검성이의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그 남자는 여유롭게도 검성이의 어머니가 준비해준 차 맛을 칭찬하며 고급스러운 안목이라며 입 발린 말을하고 있다. 어이, 그거 백화점에서 그냥 산 거 거든? 빈정거리려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엄마는 속이 다 보이는 저런 칭찬에 저렇게 기뻐할건 뭐람? 아무튼 이번 상대는 생각보다 강적이었다.
분명 오늘은 여느 때 처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한 하루였는데, 재미없는 학교에 가서 언제나처럼 알아듣지 못하는 수업을 들었다. 친구녀석들하고 킬킬거리다가 그 중 한명이 꺼내든 담배를 나눠피우며 질겅대는 하루.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일이 있으니 일찍 들어오라고 주신 연락에, 약속도 취소하고 터덜 터덜 집에 들어왔더니 어느 멀건하게 생긴 남자가 남의 집 거실에 들어와 앉아있었다. 별로 체격도 크지 않고 그냥 하얗고 눈만 멀뚱히 큰 얼굴이, 척봐도 어느 교실 앞자리에 앉는 범생이 놈 한 명을 데려다 과외 선생을 시키려는 구색이었다. 7개월 전에도 이것 처럼 들어온 과외 선생이 채 하루도 안되서 울며 불며 포기하고 도망간 이후로 포기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척 보기에 이런 얼빠진 놈을 구해올 건 뭐냐. 보니까 마냥 순하게 생겨서는 나이 차이도 별로 안나는 것이, 딱 보기엔 한 시간 짜리다. 한 시간이면 과외 못 하겠다고 질질 짜며 대문을 뛰어 나갈거다. 간만에 생긴 귀찮은 짓에, 기선 제압도 할 겸 빨리 해치워 버리기 위해 그 자식에게 몸을 들이밀고 앞 뒤 문장 없이 당장 꺼지라고 닥달했다.
그런데도 하얀 얼굴의 그 자식은, 그저 흘깃, 소 닭 보듯 무심하게 쳐다보고는 종이 쪼가리에 시선을 고정시킨 상태로 다시 눈 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묘하게 푸른 눈동자가 자신에 대해 무관심해 보여서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그가 읽고 있는 종이는 방 깊숙히 숨놓은 성적표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자, 오히려 비명을 지르며 사색이 된 것은 검성 쪽이었다.
결국 성적표를 황급히 빼앗고 얼굴에 주먹을 꽂아버릴 찰나에 어머니의 등장으로 사건은 일단략되었다. 아니, 사실 검성이 한 방 먹었다. 샌님같이 첫인상과는 달리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지금도 뺀질뺀질한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지으며 어머니를 구워 삶는게,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어디서 굴러다니던 평범한 범생이는 아닌 것 같다. 그래봐야 무서울 건 없다는 마음으로 어디서 어떻게 망신을 주고 돌려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기대감 때문인지 한층 저 높은 목소리의 어머니가 소개한 과외 선생의 스펙에 검성이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휘둥그레 떴다. 국내 최고의 대학에, 그 대학에서 가장 잘나가는 과를 수석 졸업했단다. 평범한 범생이는 아니었다. 엄청나게 독하거나 무섭도록 머리가 좋은 놈이라는 것이다. 역시, 처음에 보였던 새파랗게 시린 눈동자는 명문대 수석이 사회에사 도태될 멍청한 쓰레기를 천박하게 바라보는 자만의 시선이었던 것이다. 동시에 무언가 시커먼 감정이 뱃속에서 꿈틀거렸다. 재수없다. 그 멍청한 놈에게 돈 받고 고용된 주제에. 역시나, 그 놈은 한 번 시선을 주지도 않는다. 겨우 겨우 맘을 가다듬었다. 어머니 앞에서는 소동을 부릴 생각이 없다. 검성은 상대방에게 자신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흥미없다는 듯 간간히 하품을 하면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역시 친구녀석들에게 문자메시지며 연락이 한가득 와 있었다. 손가락을 까닥이며 문자를 보내는데,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선생님께 하소연을 시작했다. 얘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했다는 둥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공부를 안한다는 둥, 상투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님이라 불린 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다가 검성을 흘깃보고는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선을 주지 않는 척 했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검성은 그 모습에 확 열이 받아 그를 노려봤다. 그 때, 갑자기 검성이의 어머니가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제발 부탁드려요 선생님... 얘가 돌려보낸 과외 선생님들을 세려면 이제 손가락으로 꼽을 수도 없어요. 믿을 분은 선생님뿐이에요. "
고3이 되면 철이 들 줄 알았는데 이제 반년밖에 안 남은 상태에도 변한 게 없다. 학교 선생님들도 두 손 들었단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서 통제해줄 사람이 없다..
검성이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러는 당신은 나한테 관심이 있었나? 쏘아붙이고 싶은 맘을 억눌렀다. 생판 남 앞에 추한 꼴을 보이고 싶진 않다고, 이렇게 좋은 부모인척 신경써주는 것도 오늘 뿐 일 테니까.
여전히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하는 검성이를 옆에 두고, 두 어른의 대화는 빠르게 진척되었다. 일주일에 4번, 대학 입학 시험과 관계 있는 전 과목을 맡아주기로 했다. 검성이는 그 결정에 불만이 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 그저 묵묵히 있았다. 그야, 막상 수업을 시작하면 못한다고 혀를 내두를 사람은 자신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믿는 구석이 있는 검성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불량하게 두사람을 쳐다볼 뿐이었다.
어머니가 낀 상담을 마무리하고 검성이는 방에 들어갔다. 가만히 방을 따라들어온 선생이 방문을 닫자 검성은 침대에 그대로 누워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상태로 망했다.
"꺼지라고 했지."
역시, 먹히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이 방법이 통할 놈이었으면 일찍이 꼬리를 말고 도망갔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너무 하다. 내가 생각해도 꽤나 낮은 목소리로 으름장을 내놨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짐을 풀고 있다. 게다가 의자에 앉더니 불편한 지 내 의자에 놓인 방석을 가져다 두어번 쳐서 모양을 만들곤 깔고 앉는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최대한 무시로 응대하려 했던 검성은 자기도 모른 채 입까지 벌리고 쳐다보고 있었다. 선생은 검성의 반응이 어떤지 신경도 안 쓰이는 듯, 어서 와서 앉으라는 듯 옆에 의자를 팡팡 쳐댔다.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사람을 무시하는 그 태도에 드디어 검성의 꼭지가 돌아버렸다. 벌떡 일어나 비어있는 의자를 걷어차고 소리를 질렀다.
"재수없는 새끼!! 사람을 무시해?! 당장 안 꺼져??"
나를 올려다 보는 눈이 동그랗다. 비로소 그 얼굴을 정면에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버릇인지 미간은 살짝 찌푸려져 있고 머리엔 색소가 엷다. 머리 뿌리까지 똑같은 색인 걸로 봐서 염색은 아닌 것 같다. 하긴 범생이 주제에 염색은 무슨 염색. 그나저나 눈이 정말 파랗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순간 정강이에 엄청난 고통이 가해졌다.
"멍청한 놈, 사람한테 대뜸 소리만 지르면 다냐?!"
너무 아프면 소리도 안 나온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어쩜 이렇게 딱 들어맞게 찼는지 검성이는 자존심이고 뭐고 주저앉아 정강이를 문질러 댔다. 정말, 정말 민망한 일이지만 눈물도 맺힌 것 같다.
"재수없는 새끼.."
정말 자존심에 금을 그어버린 듯한 검성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픈 것도 무척 아팠지만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공부 좀 잘한다고 남을 무시해? 남의 방을 뒤져서 마음대로 성적표를 꺼내보지 않나, 그리고, 시린 눈동자, 하등한 것을 평가하는 듯한 그 눈이, 미칠듯이 짜증났다.
"공부 좀 잘한다고 어디서 유세부리냐?! 돈 없어서 돈 벌러 과외나 하는 주제에!! 가난뱅이 새끼가.."
"이 놈이 어리다고 봐줬더니. 버르장머리하고는..재수 없는 건 네 놈이야 이 놈아!!"
비겁하게도, 아까 찬 정강이를 아주 정확한 솜씨로 또 찼다. 어떻게 방금 때린 델 또 때리냐? 또 다시 주저앉아 정강이를 부여잡고 끙끙거리자 쯧, 하고 혀를 차더니 내가 쓰러뜨린 의자를 세우고 팔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는 애 늙은이 같은 말투로 주저리 주저리 떠들기 시작한다. 세상 물정도 모르는 어린 놈이 부모 믿고 나대는 게 제일 싫다는 둥, 우리 나라가 이래서 안 된다는 둥, 옛날이었으면 어른 말 안 듣는 놈은 발가벗겨서 거꾸로 매달아놨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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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ㅋㅋㅋㅋ 아직 쓸 계획은 없지만 올려봅니다ㅜㅜ 텅빈 티슷 채우기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