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링컨뱃au, 무덤
뱃른쪽 사다리 글입니다!! 처음으로 링컨뱃 써봤어요:D
링컨뱃을 써본 것은 처음이지만 볼수록 정말 팔 수밖에 없는 관계인거 같습니다
흐뷰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형이라니...제형이라니!!!!!!!!!!!!!!!!!!!! 물론 동생인지 확실한건 모르지만..ㅇ<-<
처음에 시작한게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싹뚝 자르고 두번째로 쓴 것입니다
링컨뱃이라기 보다 그냥 링컨->뱃...? 아니 커플 요소가 있기는 하나...? (아니
키워드는 무덤이었습니다
고아원은 작은 정글이다. 내가 기억을 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배가 고파 다른 아이의 빵을 훔쳐 먹다가 흠씬 두들겨 맞은 것이다. 그곳은 언제나 과격한 자연의 상태였다. 고아는 사람보다 식충이로 인식되었고 그들에겐 언제나 말보다는 주먹이 가깝게 존재했다. 밖에서 보기엔 가엾은 아이들을 돌보아주며 가정을 찾아주는 기관으로 보였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또한 새로운 가정을 찾아가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었고 입양이라는 명색으로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어른들도 많았다. 그리고 고아원의 아이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그 시커먼 속내를 꿰뚫게 되는 것이다.
고아원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손님'이 오는 날이다. 손님은 아이들을 입양하기 위한 어른들이기도 하고 고아원에 기부를 한답시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손님이 오기 전날이면 고아원의 모든 아이들은 밥도 굶고 하루 종일 청소며 빨래를 해야 했다. 손님들에게 잘 보이면 좋은 집에 입양되어 배부르게 빵을 먹을 수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원장은 우리를 설득하고 착한 아이처럼 보일 것 을 강요했다. 처음에는 순진하게 믿었다. 아니, 어쩌면 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에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서랍 깊숙하게 숨겨놓은 비누조각으로 얼굴을 닦고 낡은 옷 중 제일 깨끗한 것으로 갈아입은 채 얌전하게 앉아있어도 나를 택하는 사람은 없었다. 첫 번째 손님이 원장에게 선물을 그득하게 안기고 떠난 후, 나는 저녁식사도 하지 않고 울었다. 주변 아이들이 내 빵조각을 훔쳐 먹는 것을 보면서도 굶주림보다 선택받지 못한 서러움이 컸기에 세상을 잃은 듯이 울었다. 다정하게 웃는 부부가 나의 아빠엄마가 되어줄 사람이라는 어설픈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나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내가 부족한 아이라 그렇다는 생각에 데려가고 싶은 아이가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손님들의 방문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혹은 다른 아이를 데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나의 희망도 점점 사라져 갔다. 나중에는,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 청소를 한다든지 옷을 빨래해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손님들이 오는 것이 지겨울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을 만났을 때 희망의 불씨에 다시금 불이 붙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고아원에 매년 엄청난 금액의 액수를 기부하는 부부라고 하였다. 그러나 보통의 기부하러 온 사람들과 달랐다. 옷의 질은 좋아 보이고 깔끔했지만 눈에 확 뛰는 모피를 두르고 오거나 화려한 금반지, 금목걸이와 같은 액세서리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인자하게 미소 짓는 부인의 옷자락 사이로, 하얀 목에 그보다 더 하얗게 빛나는 진주목걸이가 눈에 보였을 뿐이었다.
그녀는 매력적인 흑발과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나와 매우 닮아 있었는데, 부인이 홀로 앉아있는 내게 말을 건 것은 그 이유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입고 온 스커트가 구겨지는 것에 상관하지 않고 꿇어 앉아 나와 눈을 맞추었다. 내게 나이를 물어본 그녀는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말했다. 내게도 둘째 아이가 있었단다, 지금쯤 딱 네 나이와 같을 거야.
그 부인은 내가 맘에 드는 듯했다. 찾아오는 횟수가 늘었고, 고아원에 올 때는 커다란 선물을 잔뜩 가져왔으며 꼭 나를 찾았다. 남편과 함께 오지 않고 혼자서 온 적도 많았다. 그녀가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원장은 나를 따로 불러 하얀 빵을 먹게 하고 새로운 셔츠를 주면서 생전 보지 못한 상냥함으로 나를 대했다. 그리고 그 부인, 부부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그들이 바로 고담의 귀족이라 불리는 토마스 웨인과 마사 웨인이었다. 원장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그 부부에게 입양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웨인 부부가 아이를 입양한 고아원이라는 유명세를 타면 더 많은 기부를 받을 수 있다는 속셈이었다. 원장의 말을 들은 나는 가슴 한편에서 진작 사라졌던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희망이 다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큰 기대는 큰 절망을 부른다는 고아원에서의 생활에서 배우게 된 경험이 무색하게, 그 희망은 빠르게 지펴졌다. 그 부인이 자신의 첫째 아들의 손을 잡고 고아원을 방문했을 때, 그 희망은 극에 달했다.
부인의 눈을 닮은 연한 하늘색 눈 반짝거리는 소년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다른 쪽 팔에는 분홍색 리본을 목에 감고 있는 곰 인형을 들고 있었다. 새로운 공간이 낯설어 조금 위축된 듯싶었다. 부인이 소년에게 자신을 소개시켜주었다. 그리고 소년은 나는 브루스야,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브루스에게 속삭이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가 들고 있던 곰 인형을 넘겨주었다. 선물이라면서 조금 부끄러운지 뺨을 붉혔다. 아이특유의 부드럽고 말랑해 보이는 혈색 좋은 뺨이 분홍색으로 살짝 물들었다. 부인이 원장과 할 이야기가 있다며 브루스에게 이 곳을 소개시켜 주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브루스를 고아원의 정원으로 안내했다. 작은 정원은 원장이 아이들을 시켜서 잘 정돈되어 있었다. 허술한 그네와 시소 몇 개가 다였지만, 브루스와 나는 정원의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처음엔 말없이 조용하던 우리는 금방 같이 시소를 타고 깔깔 거리면서 즐겁게 놀았다. 브루스는 그레이 고스트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고아원에는 텔레비전이 원장실에만 있기 때문에 만화영화를 본 적은 없었지만 브루스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나도 그레이 고스트를 좋아한다고 거짓말했다. 그 말에 브루스는 크게 좋아하면서 그레이 고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어댔다. 아이답게 작고 통통한 손을 열심히 움직이면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브루스를 보자 내 마음도 들떴다. 집에 놀러오면 그레이 고스트 장난감을 가지고 함께 놀자고 말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브루스의 작은 손을 덥석 잡기도 했다. 브루스는 솜처럼 부드러운 손으로 나의 손을 맞잡아 주면서 웃었다. 브루스는 나보다 키가 컸지만 더 아이다웠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나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고 했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하얀 뺨이 예쁘게 미소 짓는 모습에 심장이 펄떡펄떡 뛰었다. 원장과 이야기를 하고 나온 부인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음 주에 또 놀러오겠다고 인사했다. 브루스는 그레이 고스트 만화책을 가져올 테니 같이 보자고 했다. 멋진 차가 두 사람을 싣고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나와 원장은 길 한복판에 우뚝 서서 손을 흔들었다. 나에게는 벌써 부인과 브루스가 가족같이 느껴졌다.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띤 원장이 나의 어깨를 두들겼다. 잘했어, 매우 잘했어. 원장의 목소리는 나보다 더 들떠있었다. 이번 달 안으로 너는 고담 최고의 갑부에게 입양 될 거야. 원장은 마치 자신이 입양이라도 되는 것처럼 흥분해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보다 브루스가 만화책을 가지고 올 다음 주가 더 기대되었다. 잡았던 손의 따스한 체온이 아직까지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뒤로 그들을 만날 수 없었다.
나는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나는 부인이 찾아오던 요일에 정원에서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렸다. 브루스와 함께 놀았던 시소 위에 앉아보기도 했다. 그녀가 손에 선물을 가득 들고 오기만을 기다렸다. 브루스가 그레이 고스트 만화책을 손에 들고 정원을 뛰어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해가 떨어져 컴컴한 밤이 되도록, 그들이 반드시 올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원장이 나를 방으로 끌고 들어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내게 신문을 집어던졌을 때, 그녀와 남편의 사진이 크게 나온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웨인 부부는 살해당했다. 그들의 어린 아들의 눈앞에서.
다 된 일을 망쳤다며 화를 내는 원장의 반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상냥하던 부인과 내 앞에서 웃던 브루스의 얼굴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들은 이미 내 맘속에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 부인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상상을 하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뽀얀 뺨으로 웃던 브루스가 걱정되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원장에게 브루스를 보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브루스가 펑펑 울고 있을 거라고 정말 슬퍼하고 있을 거라며 웨인 저택에 가게 해달라고 더듬거리며 말하다가 원장에게 뺨을 맞았다. 몸이 휘청 이면서 바닥으로 넘어졌다. 뺨이 화끈화끈 거리고 아팠지만 브루스의 얼굴만 떠올랐다. 브루스는 그 하얀 뺨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울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서 그를 위로해야 했다. 넌 입양되지 않았다고 고작 고아에 불과하다며 방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자라는 원장의 외침도 무시하고 나는 뛰쳐나갔다. 정원을 가로질러 철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지만 급히 달려온 원장에게 잡혀 내동댕이쳐졌다. 배며 허리, 가슴팍을 잔뜩 채여 숨을 쉬기도 힘든 상태로 창고에 갇히게 되었다. 원장은 쓸모없는 녀석이라고 나를 욕하며 밖에서 자물쇠를 채웠다. 창고는 좁고 음침했으며 쾌쾌한 냄새가 났다. 손바닥 두개만한 창문만이 천장 바로 아래 달려있었다. 흐릿한 달빛이 새어 들어왔다. 새하얀 빛이 브루스의 뺨 같아서 울음을 터트렸다. 부인이 떠났다. 브루스는 혼자 남았다. 브루스의 곁에 있어줘야 한다. 그들은 내 가족이었다. 하얗고 말랑거리는 손을 가진 브루스는 연약하고 순진한 어린아이였기에 혼자 있어서는 안 된다. 고아원에서 이리 저리 뒹굴고 맞으며 살아온 나와는 달리 그는 그저 순진하고 착한 소년이었다. 그는 내 형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무덤 같은 곳을 벗어나서, 그를 지켜야할 동생이 될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장소를 벗어나야 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나는 괴물이 되기로 했다. 그 방법만이 브루스를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fin